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책의 만남
박경빈 작가의 ‘붓끝으로 쌓아올린 보탑도’는 전통사경 작가의 삶과 사색을 담은 특별한 수필집이다. 우연히 접한 작가의 블로그에서 글에 매료되어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책의 표지부터 작가의 사경 작품과 제목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전통과 현대가 만난 듯한 인상을 준다.

이 수필집은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에는 4~5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각 단락이 끝날 때마다 작가의 사경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글과 전통 서예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독특한 구성이다.
사경(寫經)의 정신으로 풀어낸 일상의 깊이
박경빈 작가는 전통사경을 하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수필에도 녹여냈다. 사경이 부처의 말씀을 정성스럽게 베껴 쓰는 작업인 것처럼, 작가는 자신의 일상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고 정성스럽게 풀어낸다. 기쁨과 슬픔, 그 사이의 복잡한 감정들이 마치 붓끝으로 한 획 한 획 그려내듯 표현되어 있다.
작가는 서문에서 “나는 수필을 쓰는 작가이기보다는 수필처럼 삶을 사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는 사경의 정신을 삶에 적용하고자 하는 작가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전통사경의 정신과 현대적 수필의 형식이 조화를 이루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전통의 숨결로 빚어낸 현대의 보탑



‘붓끝으로 쌓아올린 보탑도’는 단순한 수필집이 아니라 작가의 인생과 예술이 녹아든 하나의 작품이다. 전통사경 작가로서의 경험과 이순의 나이에 이른 인생의 깨달음이 어우러져,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중한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는 “켜켜이 쌓인 먼지처럼 끌어안고 사는 사연들”을 풀어내며, 이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마치 사경을 통해 부처의 가르침을 전하듯, 작가는 자신의 삶의 경험을 통해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읽으며, 전통의 가치와 현대의 삶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붓끝으로 쌓아올린 보탑도’는 각자가 인생이라는 보탑을 아름답게 쌓아가는 데 영감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