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학교 평가와 부모의 마음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 녀석들이 방학을 했다. 우리 때와 마찬가지로, 방학이 되면 아이들은 통지표를 받아온다. 요즘은 평가 방식이 달라졌다. 예전에 수우미양가로 표시되던 것들이 이제는 ‘매우 잘함’, ‘잘함’, ‘보통’으로 바뀌었다.
목차

아이들이 “다녀왔습니다“하며 들어오는 날, 가방에서 꺼낸 성적통지표에는 ‘매우 잘함’만 가득했다. 그걸 보는 순간, 내 마음에 든 것은 만족감이 아닌 안도감이었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부모로서 느끼는 책임감과 부담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요즘 들어 아이의 성장과 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 같다. 심지어 일부 부모님들은 성적표의 표시 기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단다. ‘아이의 기를 죽인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모습을 보며 ‘요즘 아이들을 정말 소중하게 키우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성장과 부모의 고민
올해는 특히 큰 아이로 인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하지 않아도 될 거짓말이 조금씩 늘어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엄마에게 혼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어렸을 때의 나와 요즘 와이프에게 혼나는 내 모습(?)을 동시에 보는 것 같아 복잡한 감정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한 걱정도 커졌다. 과연 잘 지내고 있을까? 한편으로는 엄마 아빠가 일한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신경을 제대로 써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든다.
이런 미안함에 재택근무를 시도해 본 적이 있다.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였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눈앞에 보이니 숙제를 미루고 놀고만 싶어 하는 아이의 모습에 자꾸 잔소리가 나왔고, 이게 오히려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결국 다시 출근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여름방학, 추억 만들기
부모로서의 고민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눈앞에 보이면 잔소리가 나오고, 보이지 않으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여름방학 때 아이들과 어디 좀 다녀와야 하는데… 라고 말끝을 흐린다.
문득 내 어릴 적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시골에 가서 수박도 먹고 물놀이도 했던 그 시절이 말이다. 그 추억들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경험들이 소중하고 의미 있었다는 뜻일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우리 아이들에게도 비슷한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더 나이 들기 전에 시골에 가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수박을 먹으며 시원한 물에서 놀다 보면,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잊지 못할 추억이 새겨질 것이다.
여름방학은 이런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완벽한 기회다. 학업에 대한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자연을 경험하는 시간, 그리고 조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은 아이들의 성장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밤이 되어도 쉬지 않고 울어대는 매미 소리를 들으며 문득 깨달았다. 정말 여름이 왔구나, 하고 말이다. 이 뜨거운 여름, 우리 가족은 어떤 추억을 만들어갈까? 기대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이번 여름방학을 맞이한다.
마무리: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하여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자연을 경험하는 시간,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는 지혜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번 여름방학은 아이들에게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성적표의 ‘매우 잘함’도 중요하지만, 삶에서 진정으로 ‘매우 잘함’을 받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일 것이다. 학업과 삶의 경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매미 소리와 함께 찾아온 이번 여름, 우리 가족은 어떤 추억을 만들어갈까? 아이들과 함께 시골로 떠나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런 경험들이 모여 아이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이번 여름방학이 끝나고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갈 때, 아이들의 가방 속에는 새로운 경험과 추억으로 가득 찬 ‘인생 통지표‘가 들어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통지표에는 ‘매우 잘함’이 가득하기를 소망한다.